명절스트레스 확 날려줄 설본추처라고 들어는 봤나? (기혼자 필독)

 

설날엔 본가 먼저, 추석엔 처가 먼저

 

생소할거야. 내가 만든 신조어니까.

 

개인적으로 결혼 전 가장 이해가 안됐던 것 중 하나는.  

 

왜 꼭 명절만 되면 큰집에 먼저 가서 놀다 와야 하냐는 거.

 

결혼 이후에도 비슷했는데.

 

왜 꼭 명절만 되면 우리집(본가)에 먼저 가서 놀다 와야 하냐는 거.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작년 설 부모님을 모셔놓고 이렇게 말씀 드렸지.

 

앞으로 추석에는 처갓집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당장 내일 지구가 망해도 새누리당을 지지하시는, 매우 보수적인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씀 없으셨고. 중도보수쪽에 가까운 어머니께서는 흔쾌히 지지를 하셨지. 그걸로 정리 끝. (부부가 나이 들면 대체로 여자의 힘이 막강해지니까. 이유는 글쎄~)

 

이어진 어머님의 이 말씀이 사실 작은 울림이 있었어. (어머닌 8남매 중 장녀)

 

결혼 이후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특히 명절만 되면 그 정도가 심해졌다. 그런데 친정에 가는 건 너무도 어려운 일이었다. 명절 전날부터 하루 종일 전부치고 설겆이하고, 어르신들 수발 들고당일 새벽 차례를 지낼 때 까지 밤을 새다시피 일을 했다. 오후쯤 친정에 가려고 채비하면 시누이들이 그렇게 눈치 주고친정 간다고 말도 쉽게 못꺼내고그건 그 시대에 당연했고, 어느 집 며느리들이나 다 하는 일종의 통념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가 많이 변했다. 식구들도 많지 않고 해야 할 일도 많지 않다그런데 그보다 우리 며느리도 엄마 많이 보고 싶잖아. 엄마랑 명절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얘기 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그 마음 아니까……”

 

쨌든 이후 설날에는 본가먼저 가고, 추석에는 처가 먼저 간다.

18일 처갓집에 가서 놀다가 하루 자고, 19일 오후엔 본가에 가 있겠군.  

처갓집 만족도 1000%..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본가 만족도 2000%..

 

물론 가풍에 따라, 혹은 어르신들의 성향에 따라 쉽지 않은 선택일 수는 있겠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문화나 풍습도 평등(?)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거든.

 

이유를 알 수 없는, 묻고 따지지도 않는 본가 선 방문. 글쎄이젠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어? 남편들이 아내 입장에서 조금만 목소리를 높여 보란 말야. 거시적으로 화목해지는 가족의 분위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뱀발.

 

부모님들은 언제든 설득 당할 준비가 돼 있는 분들이시다. 명분이나 논리력을 갖춰 예의 있게 말씀 드리면 그걸로 충분하다. 남편들아 겁먹지 마라. 그건 마마보이에게나 해당되는 비천한 수식어일 뿐이니……  

Posted by Journalis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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