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수갑+포승줄견뎠나

[구치소 해부] ‘결박후 호송차량 법원 이동…’바깥공기출감 기대


22개월간 구치소생활을 했었다. 범법행위를 해서가 아니었다. 본의 아닌경비교도대에서의 군생활이었다.

 

충남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에서 신병교육을 받고 있던 기자를 법무부가 끌고 갔다. 국방부가대여해 준 것으로 이해하면 정확하다. 차출이라는 그럴듯한 수식어가 달렸지만 군생활 이상의 의미는 없다. 내가 있는 곳, 내가 하는 일이 언제나 가장 고될 뿐이다.

 

수도권역에 있는 A구치소에 배치됐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죗값이 매겨지지 않은미결수들과 생활했다. ‘닭장차로 통하던 호송용 대형 버스를 이용해 법원을 오가는 그들을 계호(戒護)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밤을 감시하는 것도 일상이었다.

 

교정시설은 그 특성상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운영된다. 과거와 현재의 풍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까지 쓸만한 이유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법원의 심리(審理)가 있는 날은 구치소에 갇혀 있는 미결수용자(미결수)들에게 있어 잠깐이나마 바깥공기를 쐴 수 있는 기회다. 결심(結審)으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 출감에 대한 기대감이 스치기도 한다. 과정은 험난하다.

 

구치소는 법원으로부터 미결수들에 대한 심리일정을 사전 통보 받는다. 오전심리와 오후심리로 나뉜다. 당일 교도관들은 각 사방(舍房)을 돌며 명단에 적힌 미결수들을 출정대기소로 인솔한다.

 

최초 입소 때와 마찬가지로 출정대기소에서도 ‘앉아번호’를 통한 명부 대조작업이 진행된다. 이후교도관과 경비교도대원들이 주도하는 결박(結縛)작업이 진행된다. 미결수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 포승줄로 손목--몸통을 한덩이가 되도록 묶는다. 도주나 자해를 방지하기 위한 선 조치다.

 

옴짝달싹 못한 정도로 강하게 묶이는 날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묶는 사람의 당일 컨디션에 달려 있다. 때문에 고성이 오가는 상황도 심심치 않게 연출된다. 살살 묶어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먹히지 않으면 삭혀뒀던 감정이 기어이 터지고야 만다. 허공의 메아리일 뿐이다.

 

미결수와 미결수를 포승줄로 연결하는 일종의 꼬치꿰는작업을 끝으로 호송용 차량에 탑승하게 된다. 포승줄이 꼬이지 않도록 조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각자의 자리가 정해진다.

 

교도관이나 경비교도대원들 사이에 닭장차로 통하는 호송차량 내부는 어둡다. 도주방지를 금속판이 차장 안쪽으로 덧대져 있는 까닭에서다. 지름 1~1.5cm크기로 송송 뚫린 구멍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바깥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운전석 쪽으로도 전방시야는 확보할 수 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가동한다 해도 법원까지의 거리가 워낙 짧아 냉〮온기를 느낄 겨를이 없다.

 

법원 도착 직후 정해진 대기소에서 수갑과 포승줄을 해제한다. 앞선 미결수의 심리가 끝나고 자신의 차례가 될 때까지 대기한다. 대기시간은 일정치 않다. 법리적으로 충돌하는 첨예한 사안의 경우 수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다반사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지연되기도 한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심리는 2차부터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박창진 사무장의 피해자 증언과 이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박은 불가피하다. 따질 것이 많다는 의미다. 3~4차에 걸친 심리 이후 최종 결심까지 예상보다 일정이 길어질 수 있다.

 

검사 측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조 전 부사장이 그대로 인정한다고 가정하는 경우 2심이 곧 결심이 될 수도 있다. 벌금이나 집행유예처분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즉 구치소 탈출이 급선무인 경우 일부 억울한 측면은 감내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공백에 따른 비용손실 부담이 큰 자영업자나 기업인들 사이에서 종종 저울질 된다.

 

심리를 마친 미결수들은 곧장 구치소로 재입소 된다. 법원으로 출발할 때의 역순으로 재입방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시간은 독서나 명상 등 개별정비로 마무리 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의 일과 시간 안쪽이라면 변호사 특별접견도 구치소장의 허가 여부에 따라 가능하다.

 

630분을 전후로 한 저녁식사, 휴식 등이 모두 마무리 되면 9시부터 취침에 들어간다.

 

구치소의 밤은 어둡지 않다. 각 사방별로 미등이 켜진다. 빛에 민감한 사람들은 담요를 뒤집어 쓰지 않으면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미등이라 하기엔 밝다.

 

각 사동사방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 카메라를 통해 취침현장을 감시해야 하는 탓이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이나 동료 미결수들 간의 부정한(?) 행동을 방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Posted by Journalis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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