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는 마약왜 그들이 중독됐는지 이해가 된다-

 

10만원 안팎의 드라이버. 뭐 디자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비싼건지 안비싼건지 겉으론 모르겠더라. 예쁜걸 찾는 아저씨들이 많아져서 디자인에 신경을 쓰기 때문이라는군.

 

강도 ‘SR’ 그립감은 일단 좋은 것 같다. 공을 놓고 쳐봤어. 경쾌한 타격음. 전체적인 느낌은 좋아. 사실 좋은지 안좋은지 모른다고 봐야지. 비교 대상이 없었으니까. 마티즈를 몇 번 타봐야 그랜저가 좋은 차라는걸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지.

 

20여회 정도 티샷을 날렸어. 5~6번 정도 맘에 들게 정확하게 맞은 것 같다. 뭐랄까. 팔에 진동이 전해진다고 해야 하나. 조금 과장하면 저릿한 느낌? 하지만 뻗어나가는 공은 무리가 없어 보였다.

 

이후 200만원정도 하는 드라이버를 손에 쥐었어. 역시 강도는 ‘SR’. 디자인은 오히려 밋밋해. 어둡고 칙칙한 느낌. 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진가를 알게 됐지.

 

임팩트 순간 팔에 전해지는 진동이 거의 없어. 그런데 비거리라고 하지. 공은 훨씬 더 멀리 날아가는거야. 공에 대한 반발력을 높이는 쪽으로 설계가 됐기 때문이래. 이정도면 같은 실력을 가진 골프선수가 두 드라이버를 나눠서 시합을 치른다고 한다면. 비싼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쪽이 이길 확률이 매우 커지지 않을까 실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드라이버의 가격이 올라갈수록 이처럼 반발력이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건 드라이버뿐만이 아닌 아이언과 우드도 대부분 그렇다는 군. ‘빗맞아도 장타가 나오는 까닭에 실력은 초보지만 남들보다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고 싶은 아마추어들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고.

 

바로 이 지점이 골프가 가지고 있는 매력아닌 매력인데. 내 처지에 따라 얼마든지 돈지랄이 가능한 운동이라는 거야.

 

골프채를 넣는 캐디백만 하더라도 1천만원 짜리가 있는가 하면. 아이언세트, 우드, 드라이버 등도 가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골프화, 골프의류, 골프공, 장갑 등등 모두 마찬가지지.  

 

만약 장비욕심이 있는 누군가 비싼 장비로만 구입을 한다고 가정하면. 1억원은 우습게 넘기지 않을까 싶어. 물론 재력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금액이겠지만

 

부자에 가까울수록 고급 승용차를 타는 비율이 높다는 명제에 동의한다면 골프 역시 상황은 같다. 그 자체가 부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말씀. 자연스레 조금 오바해서라도 과시를 하게 되는 분위기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의미지.

 

누군가는 그런 과정을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도, 남보다 내가 더 비싼 장비를 쓴다는 생각에 일종의 쾌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도 같고.

 

운동으로써의 골프도 푹 빠질 만큼 무척이나 재미있지만 이런 환경은 그런 골프에 더 빠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어. 여담이지만 내기골프는 그 재미로 인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는 군.    

 

쇼핑중독, 도박중독, 운동중독... 결국 골프에 빠지는 사람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다는 거야. 나도 그걸 이제서야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고.

 

반대로 말하면. 골프는 그냥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해. 장비욕심, 남의 시선, 이런 것들 고려치 않고 그냥 순수하게 운동만 즐기면 참 재미있는 그런 운동.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듯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그 부분만 합리적으로 넘기면 새로운 운동의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싶어.

 

겨울철 헝그리보더들을 스키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머지않은 시점에. ‘헝그리골퍼라는 단어도 등장하지 않을까 싶어. 그 속에는 나 역시 포함돼 있겠지만 말야. ㅎㅎ

 

Posted by Journalis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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